공대생
by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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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빗물을 받는 구정물
일찍 일어나 아침식사도 제대로 했건만, 어쩐지 몰려오는 피곤기에 다시금 아침잠.
요 며칠도 아니고 요 몇주, 계속해서 잠에 굶주린 사람마냥 허덕대는군요. 일찍 일어나서 학교에 갔다왔더니 오후 6시부터 졸음이 쏟아지질 않나, 1시간만 자려고 알람맞추고 잤더니 귀가 소리를 차단해버렸는지 아무것도 못 듣고 다음날까지 자버리지를 않나.

일어나니 점심식사할 때였지만, 아침식사의 잔해를 설거지하고 나니 시간에 쫓겨서 급하게 학교로.
요새 청강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몰래 듣는 거니까 도강에 가깝지만.
저보다 몇 달 빨리 전역한 동기(우월한 카투사 출신)가 이번 학기에 복학해서 열심히 공부하는 중인데, 심심하다고 제발 와달라고(……)하는 바람에 그리 되었습니다. 뭐 잊혀졌던 지식도 깨울 겸, 점심도 먹을 겸. ─집에 있으면 점심은 그냥 귀찮아서 안 먹기가 예사거든요.

해서 학교에 왔더니만, 동기 녀석도 종강이 가까워오는지라 오늘 있는 강의는 단 하나.
이름하여 ‘유리공학’. Glassy Engineering 정도 되려나.



감상 :






아아아아아아 ;ㅁ; 나 이거 안 들어.








오후에 비가 잠시 오더군요. 도서관 열람실은 답답하고 -우리는 자유로운(산만한) 자들!─, 도서관 지하에 가니까 피아노가 시끄럽고, 어디는 자리가 꽉 찼고.
공부를 하든 놀든 뭔가 앉아서 쉴 곳을 찾아야 했는데, 드넓은 학교에서 그런 곳 하나가 드물더군요.

뭐 예전 같으면 볼 것도 없이 과방으로 바로 갔겠지만 말이죠.

▲ 예전에 과방은 이러했…… 아니 이게 아니라.

▲ -_-;;
사진 속 제 자세에 주목하지 마시고 (시험 스트레스)
그냥 깨끗한 광경과 가지런히 놓인 책상과 의자에 주목해주시길;

3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주인이 바뀌었고 책상과 의자의 배치구조도 바뀌었고 청소상태는 보나마나.
그래서 배회했습니다. 이 나무 저 나무가 스쳐지나갔고 이 거리 저 거리를 걸었고 이 건물 저 건물을 지나쳤고 이 사람 저 사람이 각자 할 일을 하고 있었죠.

한 공대건물 옆에, 비가 내려 생긴 웅덩이가 있었습니다. 물 웅덩이에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는데, 그 웅덩이를 보자 지압슬리퍼가 떠올랐습니다.
물거품으로 보이는 것들, 큰 거품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서 그리 보인 겁니다. 빗물이 떨어지면서 만들어낸 게 아니에요. 오히려 가끔씩 그 거품에 떨어진 빗물은 거품을 꺼트리고 있었습니다. 기이한 모습.

역설 : 저 거품들은 뭐지?
M : 물이 더러워서 그래.
역설 : 그런가.





저녁.
M과 헤어진 저는, 어쩐지 허무한 감에 아는 후배녀석을 불렀습니다.
저는 동아리와는 전혀 인연이 없었으며, 그와 저는 학과도 다르고, 같은 강의를 들은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아는 사이인 이유는?

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미 알고 있었던 거죠. 당시 그 녀석은 중2, 저는 고2였습니다. 와. 4년 차이군요. 하지만 나이차가 얼마가 되었든 간에, 당시에는 아무런 인식도 하지 않았으니 저도 그 아이도 희한한 녀석들이었습니다. 아무튼 제가 군대에 있을 때 그는 수능을 쳤고, 같은 학교에 들어왔습니다. 마치 네모녀석과 비슷한 인연이네요.

아무튼 저녁을 사주려고, 오랜만에 부대찌개 biya에 갔습니다. 천원 한장 달랑들고 가면 되는 이미지였던 영철버거마저 3천원을 돌파한 품목이 등장한 이 판국에 비야는 그대로더군요. (그대로인 거 맞나? 아무튼 인상되었다하더라도 느끼지 못했을 정도)

짤막한 대화들.

푸른나래 : 어, 동기들이다.
역설  : 동기?
푸른나래 : 아까 부대찌개 먹는다고 나가더니 여기 와 있네.
역설  : 하하. 부대찌개하면 여기지.

푸른나래 : 아까 동기 둘 중에 한 명은 형이야.
역설  : 뭐 그런 경우 많지. 내 동기 중에 한 명은 재수생이었고, 다음 학번 후배 중 한 명은
    삼수생이었는데 둘이 친구였던 적도 있었어.

푸른나래 : 학과 사람들 중에, 다른 학교 다니다가 다시 수능쳐서 온 사람이 제일 나이 많아.
역설  : 나보다 형인가?
푸른나래 : 아니;;;
역설  : 훗. ……좋아할 게 아닌가? ;;
푸른나래 : ㅎㅎ. 그러고보니 형이랑 나랑 이렇게 나이차이 많은 줄 몰랐네.
     학교오니까 느꼈어. 2학번만 위더라도 차이가 엄청나 보이는데.
역설  : 그렇지 뭐. 요 날 만만하게 보다못해 밥으로 아는 녀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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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설 | 2009/06/09 23:58 | 트랙백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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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원추리 at 2009/06/10 07:29
전 왜 저 사주p가 신경쓰일까요(..)
Commented by 역설 at 2009/06/10 13:24
ㅜㅜ 사주는 내렸습니다. 어쩐지 이상하더라니.
Commented by 오월 at 2009/06/10 10:26
pop의 개그 센스-☆ / 옛날엔 비오는날이 그닥 나쁘진 않았는데, 지하방에 살면서부터 비가 너무 싫어요..
Commented by 역설 at 2009/06/10 13:24
습기가 차오르는 거군요;
습기 차오른다~ 가자.

오월님 댁에 하마 놓아드려야겠어요.
Commented by 오월 at 2009/06/10 16:29
장판이 발바닥에 쩍 하고 달라붙고...이젠 내가 장판인지 장판이 나인지도 헷갈리더라구요
Commented by 조실장 at 2009/06/10 16:19
자세가 더 신경쓰는걸요=_=; 상부상조의 정신!
Commented by 역설 at 2009/06/13 21:44
스트레스 때문에..... 허허허허허
Commented by .cat at 2009/06/11 03:54
책상과 의자 사이에 매달려계시는겁니까(......)

여튼 나이 어린 친구들과 놀면 왠지 모르게 즐겁죠. ^^(?!)
Commented by 역설 at 2009/06/13 21:44
스트레스 때문에..... 허허허허허 (2)

네네 활력이 전해져서 좋아요/
Commented by LINN at 2009/06/11 05:32
비야 양은 안 줄었나?..
어쩐지 가격이 그대로면 양이 줄었을 거라는 생각이.
안그래도 05년에 비해 07년이 확실히 양이 확, 줄어서 -_-;
Commented by 역설 at 2009/06/13 21:44
양... 그러고보니 쬐까 줄은 것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다;
Commented by 너프 at 2009/06/13 12:32
일요일에 보는거죠! 네 그런거죠 'ㅅ';; 문자라도 하나 날려 주심(..)
Commented by 역설 at 2009/06/13 21:44
하악;;; ㅈㅅ ㅜ
Commented by lucid at 2009/06/14 02:28
유리공학이라.. 이름만 들어도 학교를 뛰쳐나가고 싶게 생겼는데요
Commented by 역설 at 2009/06/16 09:00
규소화합물이 어쩌구.... ㅜㅜ;
Commented by 그랑엘베르 at 2009/06/16 01:50
푸... 푸르나가 대학생이란 말야?! 벌써?! 나 지금 알았어....ㅠㅠ
Commented by 역설 at 2009/06/16 09:01
그리고 2학년인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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