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
by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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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별은 띄엄띄엄
늘어져있다가 겨우 일어났습니다.
쓰러지다시피 누워서 일어나질 못했어요.

사실 요 며칠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어둠이 천지를 뒤덮었을 때 나가서 햇빛이 세상에 가득할 때 들어와요. 덕분에 시간을 정확히 남들과 반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13시가 1시고 1시가 13시이고 등등. 그런데도 별을 볼 수가 없어요. 별을. 그 한밤 중인데도 별 하나를 볼 수가 없어요. 태양을 볼 수 없으면 별빛이라도 보고 싶은데, 별을 볼 수 없네요.
그래도 간신히 버둥버둥거리면 낮사람들하고 비슷하게 생활할 수는 있어요. 오후 두시에 낑낑거리면서 일어날 수는 있더라고요.
어제는 이것저것하느라 돌아다녔습니다. 누구랑 만난 건 아니니까 혼자놀기라고 할 수 있을텐데, 사진관 들러서 사진 찍고, 시간 남으니까 잠실교보문고 들러서 진종일 서서 책 읽고.
그런데 그게 좀 무리였나봐요. 그래놓고 바로 일하러 나갔다가 아침에 퇴근하니 다리가 비명을 지르더군요. 단순한 수사인 줄 알았던, 몸이 비명을 지른다는 말이 이토록 몸에 와닿는 건 처음이었어요.

원래 오늘 티아와 잠시 만나려고 했었는데.
몸을 간신히 간신히 일으켜서 시간을 확인하려고 하는데, 폰은 시계를 보여주기에 앞서 1시간 전에 도착한 문자를 먼저 보여주더군요. ‘야 네가 자고 있는 동안 난 계속 문자 왔다고 딩딩거렸다고’ 라고 칭얼거리는 듯한 뭐 그런 느낌이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로 행사 연기”

뭐 시바 이 농담 진짜냐?

약속은 너무 피곤하다고 취소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바로 쓰러져서 잠들었습니다. 중간중간 잠결에 들리기로는 손님도 몇 분 왔다가시고 이모도 왔다가신 것 같은데. 자고 일어나면 거짓말일 줄 알았는데.
상실감의 한 해 같습니다. 별들이 지는 해.

그래서 별빛을 보기 힘든 걸까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정말 ‘잃어버린 10년’이 오지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번 주 주말에 또 아버지 술 상대 해드려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ps. 전국 블로거 노래마당, 2주 정도 연기됩니다.(http://social-media.kr/305)

by 역설 | 2009/08/18 21:36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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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도리 at 2009/08/18 22:58
역시나... 노전대통령 서거때도 많은 행사가 연기되었었죠.
...씁쓸하지만,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역설 at 2009/08/20 21:57
9월 4일로 연기되었습니다. 오셔서 함께 이야기나 나눠요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Commented by yami at 2009/08/18 23:10
기분 정말.. 이상하네요.
Commented by 역설 at 2009/08/20 21:58
행사는 9월 4일로 미뤄졌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어요.
Commented by 시로네子 at 2009/08/18 23:27
흠...솔직히 김전대통령은 노전대통령과는 다른 케이스이긴 한데...
[연세도 있으시고 천명이 다했다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역시 사람이 떠난다는 건 좋은 일은 아니죠.
Commented by 역설 at 2009/08/20 21:59
시대는 흐르고 있다는 것이 여지없이 와닿았으니까요. 그런데도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사실까지 덤으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Commented by 달빛시 at 2009/08/18 23:44
땅 위에 하도 쓸 데 없는 인공불빛이 판을 쳐서 하늘의 별들이 자꾸 스러지나봅니다. 공해나 다름 없는 불들이 어서 꺼져야 할 텐데요. 아직 수명이 3년도 더 남았네요.
Commented by 역설 at 2009/08/20 22:00
전 갑갑하게 일하는 현실을 말하려고 시작한 얘기지만... 틀리지는 않네요.
9월 4일에 시간 되시나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Commented by 오월 at 2009/08/19 01:11
참 힘든..한해에요..
Commented by 역설 at 2009/08/20 22:02
처음에는 제대한 해에 왜 이렇게 일이 닥치나,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그나마 버텨내기 위해 제대한 건가 싶기도 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Commented by 아르메리아 at 2009/08/19 01:30
진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드네요.
Commented by 역설 at 2009/08/20 22:02
9월 4일에 오셔서 조금 쉬셔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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