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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까지 편의점에서 일했습니다. 대충 두 달이 좀 안되는 기간 동안- 갖가지 진상들도 보고, 성질도 버려보고, 앞에선 웃고 속으로 욕하는 이중인격놀이를 하려고 했는데 속으로 욕하는 것만 되고 앞에선 웃는 건 안되는 제 자신을 보면서 표리부동한 게 아니라는 뜻이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하려고 했지만 이거 다시 말하자면 더러운 성질이니 앞으로 애로사항이 꽃피겠구나 싶기도 하고, 아무튼 시키니까 일은 하는데 어쩐지 요구사항이 거칠어지는 것 같아서, 에이 성질 버리고
아무튼 성질 버리고 통장 잔고는 조금 늘었습니다. ㄳ 당초 계획은 꾸준히 하려고 했는데 이거 집에서 좀 먼데다가 거리가 먼 만큼의 이득도 없고 하여간 이런저런 해서 얼른 끝냈습니다. 이 기간에 있었던 일들은 대강 ‘평일약속은 저녁에 잡고 밤에 헤어져서 일하고 다음 날 아침에 죽을 상으로 집에 들어간다’ ‘주말은 잉여롭게 불태운다’ ……였습니다. 시간 없다고 징징대면서도 노래마당 준비하느라 옷 사고 뭐하고 하여간 징하게도 체력과 성질을 팔며 살았네요. 일하는 시간은 24시부터 09시. 당연히 배가 고픈데 유통기한 지난 삼각김밥 먹는 것도 정도가 있지 질려서 원. 가끔 새로운 게 떨어지기를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어느 날. “배고프면 이것도 먹어라.” 라는 말과 함께 제 눈에 들어온 것은 웬 천하장사 소시지……. 이게 웬 떡이냐 +_+ 싶었는데, 더 놀라운 것은 “배고플 때마다 냉장고에 있는 거 가져가서 먹어.” 아니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이 짠돌이 사장님이 대체 무슨 연유로 이유는 곧 밝혀졌습니다. 그것은…… 맥주 1.6L 병에 딸려오는 증정품 안주였던 겁니다. -_- 그럼 그렇지. 편의점이니 증점품을 친절하게 같이 팔 이유가 없던 걸까요? 아무튼 모든 증정품 천하장사 소시지는 전부 따로 모아두고 있었던 겁니다. 여기서 잠깐 빛줄기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듯한 기분이 가만, 배고플 때마다 먹는 거라면…… ![]() 걍 집에 가져가서 쟁여둬도 되는 거잖아? 야호. 죄다 뽑아서 가져왔습니다. 전리품이다! 풍악을 울려라! 소시지 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땅콩믹스도 있고, 게다가 생각지 못했던 +_+ 흑임자양갱?! 이거 처음 먹어봐요! 이걸 발견하고서는 그야말로 눈에서 빛을 뿜었습니다. 스타우트 1.6L에 딸려있던 건데, 박스 하나에 병이 아홉 개고 따라서 증정품도 아홉 개여야 했으나 누가 벌써 하나 먹은 뒤였습니다. “누, 누가 감히 이걸 먹는단 말이냐! 새벽을 달리는 나야말로 증정품의 제왕이 될 자격이 있도다!” 싹쓸싹쓸. 이어지는 우걱우걱
Q. 사귀는 사람은 있습니까?
네. Q. 그 사람과 사귄지 얼마나 됐나요? 4년 10개월 정도, 정확히는 1775일이네요. Q. 그 사람과 사귀게 된 계기는? 이전부터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수능 끝나자마자 곧바로 찾아헤맸죠. 만나본 사람은 적었지만 한눈에 이 사람을 알아봤습니다. 여러모로 저랑 잘 맞더군요. 첫 느낌도 그랬고, 꾸준히 같이하면서도 그랬고. Q. 그 사람 전에 과거에 몇명의 애인이 있었습니까? 없었어요. 처음이죠. Q. 가장 오래 사귄 애인은? 바로 앞 질문과 섞여서, 바로 현재 이 사람이네요. Q. 지금 애인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회색이라고 해야할지 은색이라고 해야할지. 빛나던 은색이 점차 암울한 회색으로 바래진 것 같아서 좀 슬프네요. Q. 추억이 있다면? 글쎄요, 4년이 넘은 지난 생활 동안 거의 떨어져 살아보질 않아서, 그 동안의 인생이 전부 추억이죠. 아, 군대에 붙잡혀 있는 동안에는 만나질 못했다가 첫 휴가 때 다시 만났을 때, 그때는 좀 많이 각별했어요. 눈물이 핑 돌 정도는 아니었어도 그 직전까지? Q. 바람피고 싶지는 않은가? 미안하게도,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이건 제 잘못이 아니에요. 이 권태기에 있어서 책임은 절반 이상 그 사람에게 있습니다. 자세한 건 나중에 말하도록 하죠. Q. 지금 애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제발 말 좀 들어라 속 좀 그만 썩이고. 후, 이렇게 말한다고 해도 들을 네가 아니겠지. 이미 늦었구나. 이미 내 마음은 저 멀리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고. 하지만 널 잊지는 않을 거야. ※ 여기서 애인은 핸드폰을 말합니다. 가능한한 인간인 것처럼 적어주세요. 물론 당연히, 여러분은 (거의 대부분) 다 이 문답의 정체를 알고 계실 겁니다. 그리고 그게 오히려 제가 바란 바죠. 모두가 질문과 대답에 숨겨져 있는 진의를 알고 있고, 또 그 사실을 제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사람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 역설. 그 역설로 인한 괴리감이 오히려 이 문답을 강조해줍니다. 권태기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 세티즌 리뷰를 보면, 꽤 재미있는 기능인 180도 회전과 터치스크린 기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이 녀석이 가진 강점이자 개성, 처음 보는 사람에게서 시선을 잡아끄는 능력이 그것이었죠. 사실 처음 봤을 때는 단지 부가적인 기능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담한 크기와 적당한 손맛만 보고 결정했거든요─ 그리고…… 이어지는 권태기 오늘은 한글날입니다. 가장 멋진 문자를 기념하는 날. 구글로고가 오늘은 한글로 되어있군요. 그런데 사실, 아무 생각없이 슥 보면 Google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 듯 하네요. 하하. 오늘 8시 30분에, 광화문광장에서 세종대왕 동상 제막행사가 있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끝났겠죠? 아침에 신문 읽으면서 “가볼까?” 싶었는데 멍하니 이것저것 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동상은 김영원 홍익대 교수가 제작했으며, 높이 6.2m, 폭 4.3m, 무게 20t. 13톤의 점토와 22톤의 청동이 쓰였다는군요. 그리고 광화문광장 지하와 동상하단을 연결해서 ‘세종이야기’라는 기념관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세종이야기’는 세종대왕 동상 제막식과 함께 한글날 개관할 예정이다─라고 했으니 개관했겠군요. (YTN뉴스 : 한글날, 광화문광장에서 ‘세종대왕 동상’ 시민에게 공개) 그 외에 다른 사이트들은 평이한데……. 네이버가 눈에 들어오는군요. 한글날을 위해 손글씨공모전을 했다더니 이렇게 귀엽게 써먹을 줄이야! ↑ 클릭하면 네이버의 한글날 기념 페이지로 이동하는군요
이론상 6일이 가능한 게 3일로 반토막난 연휴입니다만 어차피 전 아무래도 좋은 휴학생이니까요. 나른하고 푸근하며 배부른 연휴입니다. 오늘 하루 좋은 말만 하고 좋은 소리만 듣는 날이 되기를. 차례 잘 지내셨나요?
사진은 제가 빚은 송편. 예쁜 딸 낳을 만 한가요? PS. 누군가 말하길 송편을 잘 빚으면 예쁜 아들이 태어나 비누를... 아니 이건 아니잖아 ![]() 추석에 갑자기 웬 비누드립인가... 하시겠지만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아니, 사건이 아니라 단순히 드립만……;;; ) 링크 1. 송편이자, 아니 송편이나 하자 링크 2.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링크 3. 송편 제작 역설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아주 강력한 우연의 일치였을지, 아니면 필연의 일치였을지는 모른다. 게다가 그게 그 사람인지조차도 불분명하다. 하지만 몇 단어만 듣고도, 내 머릿속은 그와 관련된 기억들을 잔뜩 불러모아 꽉 차올랐다. 울고 싶었지만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
내가 잘못한 것일까? 아니, 잠깐. 내가 어느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거지? 어떤 행위인지 특정할 수도 없는 주제에, 계속되는 질문은 "내가 잘못한 걸까?". 이미 이것은 특정할 수도 없는 죄책감인데, 대체 무엇에 대해 죄책감을 갖는 것일까.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나는 도대체 그를 똑바로 바라볼 수 없는 것이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제대로 듣지 못했기에 내게 남은 것은 단편적인 몇 단어. 내가 창고에 잠시동안 들어가지만 않았더라도, 그 사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왜 하필 나는 그때 창고에 들어갔을까. 왜 하필. 왜 하필. 그 전까지는 그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잖아. 라디오, 아침, 사연. 라디오, 사연. 사연, 사연, 사연. “그래서 그랬던 것일까? 그 사연대로라면… 잠깐, 사연? 그건 불분명해. 그라고 확신할 수 없… 하지만 별개로 그는 확실히 사연과 흡사하게… 그래서 뭐 어쩌라고!… 자꾸 생각이 나는 것뿐이야. 아, 빌어먹을. 차라리 듣지 말 것을, 아냐 들은 게 다행이지. 왜 끝까지 안 들었을까. 그런데 정말 그는 어떻게 된 거지?… 그만!” 집에 올 때까지 계속해서 그것만 생각났다.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그 프로그램은 다시듣기를 할 수 없다고 한다. 미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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